반도체 호황 효과…최태원 지분 획득 논란은 과제로 남아

SK하이닉스 직원들이 메모리 반도체 웨이퍼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SK하이닉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그룹이 지난해에 LG로부터 인수한 SK실트론이 반도체 산업 호황으로 실적이 대폭 좋아지면서 시장가치가 두 배 가까이 뛰어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SK㈜가 작년에 총 1조425억원가량에 인수한 SK실트론의 시장 가치는 현재 2조원이 넘는 것으로 평가된다.

SK㈜는 작년 1월 23일 ㈜LG로부터 LG실트론의 지분 51%를 약 6200억원에 매입한 뒤 이름을 SK실트론으로 바꿨다. 이후 SK㈜는 실트론 채권단이 갖고 있던 지분 19.6%를 추가로 인수했고, 나머지 지분 29.4%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 방식으로 인수했다. 

TRS는 증권사가 실제 투자자 대신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주식을 매수한 다음 실제 투자자로부터 정기적으로 수수료를 받는 것이다. SK㈜와 최 회장은 실트론 지분 49%를 총 4225억원가량에 매입했다.

반도체의 기초재료인 실리콘 웨이퍼를 주로 만드는 SK실트론은 SK그룹 계열사로 편입되고 나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웨이퍼는 얇은 원판으로 그 위에 IC칩 등을 올려 반도체를 만든다. 

SK실트론은 2011년과 2012년에 매출액 1조원, 영업이익 1000억원 이상을 기록했으나 이듬해부터 반도체 경기가 하락하고 일본 기업과의 경쟁이 심화되며 2년 연속 영업적자를 냈다. 2015년에 영업이익 540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나 2016년엔 다시 340억원으로 감소했다.

실트론 지분을 갖고 있던 ㈜LG는 당시 비주력사업을 정리하는 차원에서 지분을 전량 매각했는데, 매각 후 반도체 산업이 호조를 보이면서 SK실트론의 이익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SK실트론은 작년 3분기까지 86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2016년 전체보다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SK실트론의 IPO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SK실트론의 가치가 높아지면서 최태원 회장의 지분 획득 과정에 대한 논란은 여전히 남아있다. 공정위는 최태원 회장이 SK실트론의 지분을 인수할 때 내부 정보를 이용해 이익을 얻었는지 살펴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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