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스마트폰 생산 거점 평택 공장 문 닫아…직원들 희망퇴직·사업본부 이동

LG전자 본사가 있는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한때 글로벌 상위권의 스마트폰 생산 업체였던 LG전자가 연이은 사업 누적 적자로 국내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평택 공장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국내를 떠나는 생산 기지는 베트남에 새로운 둥지를 틀 예정이다.

LG전자는 지난 24일 국내 스마트폰 제조 공장인 평택 공장에서 스마트폰 생산을 중단하고 이를 베트남과 브라질로 옮긴다고 밝혔다. 더불어 기존의 국내 스마트폰 인력을 재배치 하는 등 '조직 축소'를 본격화 하고 있다.

LG전자는 26일부터 700명이 넘는 생산 인력을 대상으로 가전 사업을 담당하는 H&A사업본부로 이동하거나 아니면 희망퇴직을 하게 된다.

평택 공장은 15년 전 LG전자가 원대한 포부를 품고 서울, 구미, 청주 등에 흩어져있던 생산라인을 모두 통합한 곳으로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핵심 생산 거점이었다.

현재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은 16개 분기 연속 적자인 상황에서 누적적자만 약 3조원에 달한다. 사업에 반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전 세계적으로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한 가운데 삼성전자나 애플, 화웨이뿐 아니라 신흥 기업들과의 경쟁도 녹록지 않다.까지 쌓이며 적극적인 투자도 여의치 않다.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00년대 '피처폰'(음성통화 중심 휴대전화) 시절만 해도 세계 1·2위 업체인 노키아와 모토로라를 위협했다.

당시에는 저력을 입증했다. 2006년 5월 출시한 '초콜릿폰' 하나로 LG전자 휴대전화 전체 판매량 2650만대 가운데 27%인 650만대를 판매했다. 뒤이어 '샤인폰' '뷰티폰' 등이 인기를 끌면서 세계 시장에서 모토로라와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서기도 했다.

이랬던 LG전자 MC사업본부는 2007년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후 서서히 무너지기 시작한다.

한때 글로벌 상위권의 스마트폰 생산 업체였던 LG전자가 연이은 사업 누적 적자로 국내 최대의 스마트폰 생산거점인 평택 공장의 문을 닫기로 결정했다. (사진=LG전자)

2010년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들면서 LG전자는 순항하는 것처럼 보였다. 특히 G시리즈를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미국을 중심으로 출시해 좋은 반응을 얻기 시작하면서 평택 공장에도 활기가 돌았다. 

특히 2014년에 내놓은 G3의 경우 전 세계에서 1000만대가 넘는 판매고를 기록하면서 삼성전자, 애플의 양강 구도에 이어 3위 자리를 차지하는 듯싶었다.

하지만 2015년 소위 '단통법' 이후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크게 약해지기 시작했고 이후 내놓은 모듈형 스마트폰 G5의 실패와 중국계 기업들의 공세에 수익성이 크게 악화하기 시작했다. 또 세계 스마트폰 시장 성장세가 둔화하면서 사업 여건이 어려워졌다. 스마트폰 교체 주기가 길어지고 중국 제조사가 세계 시장에 공격적으로 진출하면서 설 자리마저 좁아졌기 때문이다.

LG전자는 이 시기부터 MC사업본부 인력을 줄여나가기 시작했고, 생산라인도 국내보다는 베트남이나 브라질 등에 더 무게중심을 두기 시작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생산라인 통폐합 역시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 회장의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구 회장은 올 초 스마트폰 사령탑을 1년 만에 교체하는 긴급 처방을 단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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