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공소장에 "59兆 폭스바겐 수주 뺏겼다" 명시

SK이노베이션 전기차 배터리.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전기차용 배터리를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 배경에는 최대 59조원으로 추정되는 폭스바겐 물량 수주가 맞물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이 공개한 소장에서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영업비밀을 부당하게 활용해 개발한 배터리를 폭스바겐의 3세대 전기차에 공급하게 됐다"며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영업비밀을 빼가지 않았으면 폴크스바겐, 기아자동차 등에 물량을 공급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영업비밀 침해로) 수십억달러 규모의 폭스바겐 공급 계약을 비롯한 잠재 고객을 잃었다"며 "이에 따른 손실은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가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진다.

LG화학은 앞서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미국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Trade Secrets) 침해'로 제소했다.

LG화학은 ITC에 SK이노베이션의 셀·팩·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도 요청했다. 또 SK이노베이션의 전지사업 미국 법인(SK Battery America) 소재지인 델라웨어 지방법원에 영업비밀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2차전지 관련 핵심기술이 다량으로 유출된 구체적 자료가 발견됐다는 게 LG화학의 주장했다. SK이노베이션이 전지 사업을 집중 육성하겠다고 밝힌 2017년을 기점으로 2차전지 관련 핵심 기술이 유출됐다는 것이다.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2017년부터 2년만에 LG화학 전지사업본부의 연구개발, 생산, 품질관리, 구매, 영업 등 전 분야에서 76명의 핵심인력을 대거 빼갔다고 주장하고 있다.

LG화학이 직접적으로 언급한 폭스바겐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전기차 70종, 2200만대를 생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전기차 시장 확대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1월 폭스바겐의 배터리 셀 제조업체로 선정된 바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북미용 배터리를 비롯해 유럽 내 폭스바겐그룹 순수전기차의 배터리도 일부 공급할 예정이다.

한편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의 소송과 관련해 "LG화학이 소장에서 주장하는 내용은 전혀 근거가 없다"며 "차별화된 기술과 오랜 기간 고객별로 준비한 수주 전략으로 이뤄낸 결과에 대해 심각한 명예훼손을 하고 있는 점 등에 대해 강경 대응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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