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 시장 축소 영향…수출 감소 여파 커

부분 파업으로 생산라인이 멈춘 르노삼성 부산공장. (사진=르노삼성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국내 자동차업계가 판매 부진에 시달리면서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상반기 판매량이 급감하면서 공장 가동횟수를 줄이는 한편 부품사까지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곳곳에서 경고음이 들리고 있다.

국내 대표적 자동차부품업체인 만도는 지난 2일 업황 부진을 견디지 못 하고 임원 20% 이상 감원과 희망퇴직 등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선다고 밝혔다.

만도는 통상 연말에 하던 희망퇴직을 이달 말에 앞당겨 실시하기로 했다. 88명인 임원을 20% 이상 줄이고, 4400명의 직원을 대상으로 대규모 희망퇴직을 시행하기로 했다. 창사 이후 첫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다.

국내 자동차 산업의 위기감은 점차 확대 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가 발표한 상반기 국내 완성차 판매량은 38만6602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 감소했다. 반기 기준으로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인 2009년 상반기 이후 최저치다.

수출과 내수 모두 전년 동기보다 줄었다. 수출은 30만4231대에서 25만8548대로 15.0%, 내수는 13만4922대에서 12만8054대로 5.1%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노사 갈등이 판매 감소를 부추기 면도 있지만 글로벌 시장 침체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는다.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자동차 판매 감소와 터키 등 글로벌 수요를 받치는 시장의 부진으로 판매가 줄었기 때문이다.

판매 부진에 따른 영향은 완성차 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쌍용차는 이달 나흘간 공장 문을 닫기로 했다. 2009년 이후 처음이다. 한국GM과 르노삼성의 공장 가동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올 1~5월 판매량은 사드 보복이 한창이던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도 20% 이상 줄었다.

한국GM과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미 셧다운을 경험했다. 한국GM은 지난해 전북 군산공장을 폐쇄했다. 이 공장에서 생산하던 차량이 워낙 안 팔렸기 때문이다. 부평2공장은 지난해 말부터 1교대제로 운영되고 있다. 역시 판매 부진 탓이다. 르노삼성은 올해 노조 파업으로 공장 문을 여러 차례 닫았다.

업계 관계자는 "완성차 5개사와 연결된 1차 협력사만 500개가 넘고 2~3차 협력사 수는 훨씬 많다"며 "판매 부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으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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