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상한제 도입 시사 여파…주택사업 의존도 높은 건설사 하락 폭 커

정부가 민간택지를 대상으로 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 시사한 지 한달 새 대형 건설사 주식이 급격히 하락했다.(사진=뉴스1)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정부가 민간택지를 대상으로 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 시사한 지 한달 새 대형 건설사 주식이 급격히 하락했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 시 건설사 실적 악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26일 한국거래소 종가 기준으로 대형 건설사들의 주가는 한달 새 평균 16% 하락했다. 각 업체 별로 현대건설은 (5만4200원→4만3350원) 20.02% 하락폭이 제일 컸다. GS건설 (4만550원→3만3200원) 18.13% 하락, HDC현대산업개발 (4만4000원→3만6600원) 16.82% 하락, 대우건설 (5000원→4140원) 17.20% 하락, 대림산업은 (11만8000원→10만6000원) 10.17% 하락했다.

이들 건설사들의 주가가 한 달 새 큰 폭으로 감소한 것은 정부의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검토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달 27일 처음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시사했다.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되면 건설사들의 분양가가 낮아져 사업 수익을 올리지 못한다.

이 여파로 국내 주택사업을 주로 하고 있는 HDC현대산업개발, 대우건설, GS건설 등은 현재 건설사 주가 하락을 주도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하락세로 장을 마감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몇 년간 재건축사업 입찰에 참여치 않은 삼성물산은 (9만6400원→9만4500원) 1.97% 하락하며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었다.

정부가 민간택지를 대상으로 한 분양가 상한제 도입 시사한 지 한달 새 대형 건설사 주식이 급격히 하락했다. (사진=뉴스1)

전문가 사이에서도 현재 상황에 대해 양 측으로 갈린 의견들이 나온다. 건설사의 주가 하락이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 반면 올 하반기 주가 흐름을 낙관하기도 했다.

주가흐름을 낙관한 이유는 최근 건설사들이 사업을 많이 진행하지 않는 대신 수익률이 좋은 알짜배기 공사를 수주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가 26일 발표한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영업이익 1957억 원, 당기순이익 1507억 원 등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13.5%로 지난 분기 보다 2%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분기 1507억 원으로 1분기보다 76% 증가했다.

현대건설만 해도 지난 10일 사우디와의 초대형 플랜트 공사 수주를 따내면서 규모 3조원의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2분기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4% 증가한 4조6819억원, 영업이익은 11.0% 증가한 2451억원으로 집계됐다.

26일 금융정보업체 FN가이드에 따르면 건설업종 주요 기업의 2분기 실적 추정치를 파악한 결과 대우건설과 대림산업, GS건설의 올해 2분기 매출액은 작년 2분기와 비교해 두 자릿수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됐다.

GS건설과 대림산업의 수익성은 크게 좋아진 것으로 예상됐다. 매출이 21.4%나 줄어든 GS건설은 영업이익은 오히려 2.6% 늘어난 2249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6.1%에서 8.0%로 높아질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매출액이 17.7% 줄지만, 영업이익은 6.2%만 줄며 영업이익률은 7.6%에서 8.7%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2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2분기보다 25.1% 줄어든 1212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률은 5.5%에서 5.6%로 소폭 개선될 전망이다.

다만 이 추정치는 단순한 예상에 지나지 않는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향후 사업 진행에 차질을 빚을 수 있으며, 주가 하락이 지속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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