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D램 고객사 2Q말부터 구매 재개…하반기 반등 기대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본의 반도체 핵심소재 수출 규제와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가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최근 마이크론과 SK하이닉스 까지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 잇달아 감산 발표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를 적극 타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31일 진행된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 감소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웨이퍼는 반도체의 원재료로 웨이퍼 투입을 줄인다는 것은 반도체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한다.

그동안 반도체 업계에서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의 감산 여부에 관심이 쏠렸다. 지난 4월 마이크론이 감산을 발표한데 이어 SK하이닉스도 감산 계획을 발표 하면서 삼성전자의 향후 결정이 가격이 크게 떨어진 메모리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인위적 감산을 하지 않겠다는 당초 계획를 유지했다. 지난 1분기에도 삼성전자는 "설비 재배치 등을 통해 생산라인 효율화를 결정했다"고만 설명했다. 이날 콘퍼런스콜에서도 전 부사장은 "앞으로도 생산라인 운용은 수요 변동에 맞춰서 탄력적으로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가 감산을 진행하지 않기로 한 것은 반년가량 이어진 메모리 가격 하락세가 다소 완화되고 고객사들의 수요가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에 맞춘 것으로 보인다. 전 부사장은 "데이터센터 고객들은 지난해말부터 1분기까지 재고 조정으로 서버 D램 재고 소진이 상당 부분 이뤄졌다"면서 "2분기 말부터 구매가 재개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하반기에 계절적 성수기를 맞아 지속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모바일 시장에서도 삼성전자 외에 애플, 화웨이 등의 신제품 출시가 예상돼 D램 수요 확대가 전망된다. D램 재고도 올 하반기엔 상반기 대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하반기에 고객 수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D램과 낸드플래시 최신 기술 경쟁력을 높여 불확실성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D램의 경우 10나노 2세대(1y) 공정 전환을 가속화하고 낸드플래시는 6세대 V낸드 양산에 나선다.

파운드리 분야에선 EUV(극자외선) 7나노 공정 기반 AP(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양산 직후 6나노 양산을 추진하는 한편 5나노와 4나노 공정 설계도 지속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본에서의 반도체·디스플레이 핵심소재 3종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서는 중대한 대외환경 변화로 인식해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일본의 조치는 소재에 대한 수출금지는 아니지만 새로운 허가 절차에 따른 부담과 여러 진행방향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서 가늠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어떤 경우에든 생산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경영진과 관련 부서가 다양한 대책을 수립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삼성전자는 대외 불확실성 증대로 주주환원 방안 발표 계획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이명진 IR담당 부사장은 "현 시점에서 프리캐시플로를 합리적으로 예측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최근 3년간 주주환원 방안을 올해 실적이 확정되고 내년 가시성이 확보되는 2020년초에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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