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8개월 연속 감소·물가상승률 7개월 연속 0%대…한일 무역 전쟁 심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2%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 부진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내수 경제는 ‘디플레이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윤준호 기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 2% 달성은 사실상 어려울 전망이다. 수출 부진은 장기화 양상을 보이고 내수 경제는 ‘디플레이션’이라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악화되고 있다.

올해 수출은 두 달간 두 자리수 감소를 보이고 있으며, 물가상승률은 7개월째 0% 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두 가지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자 한국은행이 제시한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 2.2% 달성은 사실상 어렵다는 분석이다. 더군다나 현재 상황 또한 녹록치 않다. 한일 양국 간 무역 전쟁의 여파로 실물경제 활동 위축이 현실화 돼 올 경제 성장률은 1%대로 추락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7월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이 올해 연 평균치인 9.4% 감소한 수준이기 때문에 수출 규제 영향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업계에서는 일부 정밀화학소재와 반도체 장비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것을 수출 규제 영향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1일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한국 경제의 상황이 벼랑 끝으로 내몰렸음을 보여준다. 산업부가 발표한 7월 수출실적은 전년대비 11.0% 감소한 461억4000만달러로, 지난 6월(-13.5%)에 이어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감소율을 나타냈다.

2015년 12월(-14.3%)~2016년 1월(-19.5%) 이후 42개월 만에 두 달 연속 두 자릿수 수출 감소가 연출된 것이다. 수출 감소폭에 비해 수입 감소폭(-2.7%)이 크지 않아 무역수지 흑자 규모(24억4100만달러)는 작년 7월(68억9300만달러)에 비해 3분의 1 토막 났다.

20대 주력품목 중 13개 품목에서 수출이 감소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수출이 부진 상태에 빠져 있다. 주력 상품인 반도체(-28.1%), 휴대폰 등 무선통신기기(-30.1%) 등은 30% 안팎의 감소율을 나타냈다.

석유화학(-12.4%), 석유제품(-10.5%), 철강(-21.7%), 디스플레이(-18.3%) 등도 수출이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다만 자동차(21.5%) 부문에서 약세를 보인 것이 위안이 됐다.

지역별 수출도 아세안(0.5%), 러시아 등 CIS(14.5%) 등이 증가했지만, 주력 수출 시장인 중국(-16.3%)과 미국(-0.7%)에서는 ‘마이너스 수출’이 지속되고 있다. 대(對) 중국 수출은 9개월 연속 감소 중이다.

국회에 계류된 추가경정예산안(6조7000억원 규모)이 통과된다면 일부 도움이 되겠지만, 하반기 쓸 수 있는 재정 규모(약 180조원)는 상반기(311조원)의 60% 수준에 불과하다. 당초 정부의 예산안 덕분에 하반기로 갈수록 해외 수출의 부진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마저도 7월 수출 성적표가 발표되자 여의치 않아 보인다.

문제는 수출 부진의 완충 역할을 해줘야 하는 내수 경기도 디플레이션 우려가 나올 정도로 상황이 안좋다.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대비 0.6%로 올해 들어 7개월 연속 0%대 저물가 행진을 지속하고 있다. 메르스 사태가 발생해 10개월간 0%대 저물가가 이어졌던 2015년 2월부터 11월까지 이후 최장기간 저물가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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