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제작 맡은 JTBC 불법 촬영으로 영상광고 재촬영 불가피…'신차 사전계약'도 연기

기아차 모하비 더 마스터. (사진=기아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3년 만에 부분변경모델로 돌아온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모하비를 앞세워 하반기 실적 개선을 노렸던 기아자동차에 비상이 걸렸다. 출시를 앞두고 준비했던 모하비의 광고가 예상치 못하게 방영이 불발되면서 기대했던 신차 효과가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21일 관련 업계 및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기아차는 모하비의 부분변경모델 '모하비 더 마스터'의 사전계약을 지난 19일부터 받을 예정이었지만, 이를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 업계에서는 기아차가 모하비 더 마스터의 사전계약 일정을 연기한데는 제작을 완료한 이 차의 광고영상을 쓰지 못하게 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제작을 맡은 JTBC가 국방부의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DMZ(비무장지대)에서 상업용 광고에 들어갈 영상을 무단 제작해 문제가 됐다.

국방부는 지난 5월 JTBC로부터 ‘기아차 광고를 위한 영상을 찍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받은 후 DMZ 촬영을 허가해줬다. 그러나 JTBC는 약속과 달리 DMZ를 배경으로 한 15초 분량의 모하비 더 마스터 광고를 제작해 지난 15일 광복절에 일부 영화관에서 상영했다.

국방부는 해당 사실을 확인한 후 이 광고가 군사시설보호법 등 관련 법령을 위반했다며 법적 조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혔고, 기아차는 결국 이 광고영상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일반적으로 신차가 정식 출시되기 2~3주 전부터 사전계약을 받는다. 모하비 더 마스터의 사전계약 일정이 늦춰지면서 당초 알려진대로 다음달 초 국내 시장에서 출시가 될 지 여부도 불투명해졌다.

모하비 더 마스터는 지난 2016년 이후 두 번째로 부분변경된 모델이다. 자동차 업계에서는 현대자동차 팰리세이드의 뒤를 이어 모하비 더 마스터가 대형 SUV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각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문제는 영상광고를 재촬영해야 되면서 모하비 더 마스터가 출시와 마케팅, 판촉 활동이 큰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다.

통상 신차 광고를 만드는데 사전 콘셉트 설정과 모델 섭외, 장소 선정, 촬영과 편집 등을 위해 최소 2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하면 새로운 모하비 광고는 빨라야 10월에나 나오는 셈이다.

모하비 더 마스터를 통해 하반기 대형 SUV 시장의 주도권을 쥐려고 벼르던 기아차는 난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기아차는 이미 지난 14일 모하비 더 마스터의 외관 디자인도 공개해 사전계약과 출시 시점을 마냥 늦추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