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입찰 참여 안해…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 제동

SK하이닉스가 비메모리 반도체 육성 계획 중 하나로 추진했던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서 하차했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가격 부침이 심한 메모리반도체 중심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 인수전에 뛰어든 SK하이닉스가 도중 하차했다. 올 들어 주력제품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인한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한 상황에서 수천 억원대 인수·합병(M&A)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사업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올 상반기에 진행된 예비입찰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본입찰 단계에서 매각 측에 법적 구속력을 갖춘 제안(비딩오퍼)을 건네지 않았다.

SK하이닉스는 국내 대형 증권사를 자문사로 선정한 뒤 예비입찰에 뛰어들었다. 직접 참여하는 대신 사모펀드(PEF)에 출자하는 방식을 택해 시장 주목을 받았다. 당시 알케미스트캐피탈파트너스코리아가 프로젝트펀드를 조성해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고, SK하이닉스는 해당 펀드의 출자자로 이름을 올릴 예정이었다.

IB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인수를 포기한 것은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악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분기 어닝쇼크를 기록한 뒤 D램과 낸드플래시 감산에 돌입했으며, 투자 계획도 전면 재검토에 들어갔다. 

당초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에 집중돼 있는 수익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매그나칩반도체 인수전에 참여 했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부터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과 최근 일본의 수출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점차 커지면서 이에 대한 대응이 더욱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우력 후보가 인수전에서 이탈하며 매그나칩반도체 매각 여부는 또다시 표류하게 됐다. 중국 SI는 법무법인 태평양을 자문사로 두고 인수를 검토했지만 매각 측과 진전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매그나칩반도체 대주주들은 2015년 바클레이스캐피털을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을 시도했으나 불발된 바 있다.

이번 거래 대상은 매그나칩반도체 파운드리 사업과 청주 생산공장(Fab4)이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 상각전영업이익(8000만달러·약 970억원)을 감안해 매각 가격이 약 7000억원 정도로 책정될 것이라고 전망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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