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일본이 수출규제 이후 한일 무역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보다 일본의 수툴 타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8월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6% 하락한 442억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진 마이너스 행진이다. 특히 6월 -13.8%, 7월 -11.0%에 이어 석 달째 두자릿수 하락률을 보여 수출 감소세가 심화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7월1일 일본의 반도체 소재 등 3대 품목에 대한 대한국 수출 규제 발표 이후 일본과의 갈등관계가 우리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현재까지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기준으로 3개 수출 규제 품목(8000만달러)이 전체 대일본 수입액(41억6000만달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8%에 불과하다.

또 3개 품목 수출 규제가 실제 생산 차질로 연결된 사례가 없어 한국의 대외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은 7월4일부터 3대 품목 수출을 제한했으나 8월7일과 19일 포토레지스트 수출을 허가했고, 29일에는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수출을 허가한 상태다.

1∼7월 누계로 대일본 수출이 -5.4%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8월의 대일본 수출도 석유제품·석유화학·차부품 등 부진으로 6.2% 감소했지만 일본 수출규제가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라는 분석이다.

8월 1∼25일 부문별 대일 수출 증감률(%)은 철강(2.3), 기계(0.6) 등을 제외하고 차부품(-8.7), 섬유(-11.1), 반도체(-13.1), 석유제품(-27.1), 석유화학(-39.6) 등은 하락세를 보였다.

일본으로부터 수입도 8월 8.2% 감소했는데 이는 한국의 전반적인 수출 하락세에 따라 대일본 소재·부품·장비 수요가 줄어든 때문으로 풀이된다. 품목별 대일본 수입 감소율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32.6%), 원동기 부품(-28.2%), 고철(-17.6%), 동판(-7.5%), 프로세스와 컨트롤러(-5.9%) 순이었다.

일본과의 무역수지는 올해 들어 월평균 10억∼20억달러 적자이고, 지난달에도 비슷한 수준인 16억3000만달러였다. 7월보다는 적자 폭이 400만달러 늘어났다.

특히 7월 기준 우리의 대일본 수출 감소(-0.3%)보다 일본의 대 한국 수출 감소폭(-6.9%)이 더 크게 나타나 한국보다 일본이 더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 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한 수출은 올해 1월(-11.6%)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해왔으며 지난 6월은 -14.8%였다.

하지만 일본이 지난달 28일부터 백색국가 제외 시행에 들어가면서 기업들의 경영상 불확실성은 여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