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휘발유 가격 하루 새 리터당 25원 올라…10군데 중 4곳 인상

정부가 지난해 11월 부터약 10개월간 시행했던 유류세 인하조치를 종료한 가운데 시중 주유소들의 기름값 인상 속도가 인하 때 보다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정부의 유류세 인하 조치가 지난 달 31일로 종료됐다. 유류세 인하 조치 시행당시 기름값 인하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주유소들은 인하가 종료되자 마자 앞다퉈 기름값 인상에 나섰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2일 오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14.28원으로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일인 8월 31일 1496.68원보다 17.6원 올랐다. 같은 기간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595.55원에서 1621.51원으로 25.96원 상승했다.

휘발유 가격은 정부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지난달 22일부터 오르기 시작했다. 휘발유 가격은 2일 기준으로 지난달 22일보다 리터당 21.22원 올랐고, 같은 기간 경유가격은 리터당 16.72원 올랐다. 서울 지역 휘발유 가격은 지난달 22일보다 리터당 31.7원이나 상승했다.

시민단체 에너지석유시장감시단에 따르면 지난 1일 휘발유 가격을 인상한 주유소는 4142곳으로 전체 주유소의 36.18%로 나타났다. 유류세 환원분인 리터당 58원보다 값을 더 올린 주유소도 645곳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유는 전체 주유소의 35.13%가 가격을 올렸다.

지난해 유류세 인하 첫날이었던 11월6일에 가격을 내린 주유소는 휘발유의 경우 전체의 24.94%, 경유는 25.41%로 집계됐다. 이를 감안하면 가격을 올린 주유소 비율이 휘발유는 11.24%포인트, 경유는 9.72%포인트 더 높은 셈이다.

감시단은 "유류세 인상 첫날의 경우 주유소의 재고 물량이 소진되기 이전인 주유소가 다수일 것"이라며 하루 동안 국제유가의 상승세가 반영되지는 않으므로 실제로는 직영주유소와 자영주유소 일부만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정유업계에 따르면 통상 석유제품은 생산 후 주유소에 판매될 때까지 2주가량 걸린다. 제품이 정유공장에서 출고되는 시점부터 유류세가 부과되기 때문에 현재 주유소에 저장된 제품에는 인하된 유류세가 반영돼 있다. 하지만 일부 주유소는 해당 재고가 소진되기 전부터 가격 인상에 나섰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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