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물가 상승률 0%대 지속…정부 "일시적 현상 디플레이션 아냐"

지ㅏ난 8월 소비자 물가가 사상처음으로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대형마트. (사진=뉴스1)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8월 소비자물가가 사상 처음으로 전년동월대비 마이너스(-) 0%를 기록했다. 올들어 물가상승률이 0%대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디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다.

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9년 8월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0% 상승했다. 소숫점 둘째자리까지 비교하면 올해 8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4.81로 전년동월 104.85보다 0.04% 하락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1965년 통계집계 이후 사상 처음이다.

물가 하락은 채소류와 석유류 물가가 크게 떨어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채소류는 전년동월대비 17.8% 하락했으며, 석유류도 같은 기간 6.6% 하락해 물가폭락의 원인이 됐다.

1965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상승률이다. 종전 최저치는 1999년 2월의 0.2%였다.

옛 경제기획원 조사통계국은 1965년부터 전도시 소비자물가지수를 작성했으며, 전년 대비 상승률은 1966년부터 집계됐다.

소수점 세자릿수까지 따지면 지난해 동월보다 0.038% 하락해 사실상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물가 상승률은 1월 0.8%를 기록한 이후 연속해 1%를 밑돌다가 이번에 0.0%로 주저앉았다.

물가상승률이 이같이 8개월 연속 0%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2∼11월(10개월) 이후 최장 기록이다.

통계청은 농·축·수산물 가격 하락과 석유류 가격 안정세가 0.0%대 물가 상승률을 가져왔다고 설명했다.

품목성질별로 보면 기상여건이 양호한 가운데 농산물 생산량이 늘어나 농산물 가격이 1년 전보다 11.4% 낮아졌고, 전체 물가를 0.53%포인트 끌어내렸다. 축산물 가격은 2.4%, 수산물은 0.9% 떨어지면서 전체 농·축·수산물 물가는 7.3%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과 유류세 한시 인하 등의 영향으로 석유류 가격도 6.6% 하락했다. 이는 전체 물가를 0.30%포인트 끌어내렸다.

기재부에 따르면 공급 측 요인이 8월 물가상승률을 0.74%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농·축·수산물 -0.59%포인트, 국제유가 -0.15%포인트)으로 작용했고, 유류세 인하와 건강보험 적용 확대, 무상급식과 같은 복지 확대 등 정책요인이 8월 물가상승률을 0.20%포인트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다.

그러나 개인서비스 등 기타 품목이 가격 상승세를 지속하며 8월 물가상승률을 0.92%포인트 상승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공급 측·정책요인을 상쇄하며 결과적으로 0% 물가 수준이 나타났다는 것이다.

소비자물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면서 디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디플레이션이란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해 경제활동이 침체되는 현상을 말한다.

다만 정부측은 디플레이션이 상품과 서비스 전반의 물가 하락을 뜻하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저물가는 디플레이션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기재부는 보도참고자료를 통해 "최근 저물가 흐름은 공급 측 요인과 정책 요인에 의해 나타난 일시적 현상으로 이러한 특이 요인이 올해 말 완화되면 물가상승률이 보다 확대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물가 상·하방 요인 등 향후 소비자 물가의 흐름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대응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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