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화 보다 대안 모색" 언급…7월 박영선 장관과도 소재 국산화 두고 설전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두고 박영선 장관과 설전을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던 최태원 회장이 소재 국산화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4일 오전 충북 청주시 흥덕구 SK하이닉스에서 열린 'M15' 공장 준공식에서 최태원 SK회장 등 참석자들과 공장의 가동을 축하하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반도체 소재 국산화를 두고 박영선 장관과 설전을 벌여 논란이 되기도 했던 최태원 회장이 소재 국산화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최 회장은 지난 1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SK하이닉스 지사에서 열린 'SK의 밤(SK Night)' 행사에 참석해 "이런 종류의 지정학적 위기는 처음"이라며 일본의 수출 규제를 언급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로 인한 소재 국산화 문제에 관해서는 "국산화라는 단어를 쓰는 것보다 '얼터너티브 웨이(alternative way)'를 찾아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대안 모색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국산화를 배제한다는 얘기가 아니라 일단 대안을 먼저 찾는 게 좋지 않겠느냐"며 한국 기업을 포함해 다양한 주체와 파트너를 맺어 협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발언은 최근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반도체 소재 국산화 정책과 궤를 달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2위인 SK하이닉스를 보유한 SK그룹 총수가 직접 언급하면서 정부와 기업 간의 입장차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최 회장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소재 국산화와 관련해 입장 차이를 드러내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지난 7월 대한상의 제주포럼에서 박 장관은 "(국내) 중소기업을 만나 물어보니 불화수소 생산이 가능하다고 한다"면서 "그런데 (문제는) 대기업이 안 사준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최 회장은 박 장관의 주장에 대해 "물론 만들 수 있겠지만, 품질의 문제"라며 "반도체 역시 중국도 다 만들지만, 순도가 얼마인지, 또 공정마다 불화수소 분자 크기도 다른데 그게 어떤지가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정에 맞는 불화수소가 나와야 하지만 국내에서 그 정도 디테일은 못 들어가고 있다"고 말하면서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최 회장은 문재인 정부 들어 '기업의 사회적 가치 추구'를 강조하면서 현 정부와 가장 코드를 맞춘 대기업 오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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