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자동 세척' 논란 LG 건조기 및 스타일러 비방 콘텐츠 잇달아 공개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상호 비방전이 가전 전체로 확산되고 있다. [CG=연합뉴스]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최근 8K TV 화질을 두고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생활가전 전체로 비방전을 확대하고 있다.

2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전자는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의류케어가전, 속까지 확인해보셨나요?’라는 영상을 올리고 LG전자의 건조기로 추정되는 제품을 샀다고 자랑하는 여성에게 "건조기 쓰다 보면 열교환기에 먼지 쌓이는데, 직접 청소할 수 있는거야? 건조하면서 고인 물로 열교환기를 자동세척해주는 제품은 열교환기에 먼지 쌓여서 냄새날 수도 있대"라고 지적하는 친구의 목소리를 담았다.

그는 "그래서 물과 먼지가 닿지 않도록 설계돼 있는지, 열교환기를 직접 보고 청소할 수 있는지 따져보고 사야 한다"고 말한다. 삼성전자의 건조기 '그랑데'는 LG전자의 건조기와 다르게 직접 보면서 손쉽게 청소할 수 있는 열교환기라는 점을 부각한 것이다.

영상은 이어 LG전자의 의류청정기 '스타일러'에 대한 비판도 이어간다. 스타일러로 추정되는 제품을 샀다는 여성이 "미세먼지까지 탈탈 털어준다"고 좋아하자 "털었던 미세먼지는 어떻게 되는거야? 그대로 두면 옷은 깨끗해져도 속은 어떻게 되겠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삼성 에어드레서 성능 실험’이라는 제목의 영상을 아예 별도로 게재하고 스타일러로 추정되는 제품은 미세먼지 필터가 없어 내부에 미세먼지가 남지만, 삼성 에어드레서는 필터가 있어 미세먼지를 거의 완벽하게 없앤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먼지를 털어내는 방식도 옷걸이를 흔들어서 털어내는 방식이 아니라 강력한 바람으로 먼지 입자를 제거한다며 LG전자가 독자 개발한 '무빙행어'보다 기술우위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온라인상에서 경쟁사를 겨냥한 '성능 비교' 마케팅을 강화하는 것은 최근 불거진 '8K TV' 논쟁의 연장선상 성격으로 분석된다. 세계 TV 시장 점유율 1·2위 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로 손꼽히는 8K 초고해상도(7680x4320) 기술을 놓고 '비방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발단은 LG전자가 이달초 독일 베를린에서 열렸던 국제가전전시회 'IFA 2019'에서 자신들의 8K TV와 삼성전자 제품을 나란히 놓고 "경쟁사 제품은 국제 기준(ICDM)에 부합하지 않는 규격미달 TV"라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면서부터다.

나아가 LG전자는 지난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도 기술 설명회를 열고 추가적 공세에 나섰다. 이 자리에서 LG전자는 삼성전자의 QLED TV를 직접 분해해 전시한 뒤 "삼성전자의 QLED TV는 학계에서 정의하는 퀀텀닷 자발광이 아닌 QD 시트를 덧댄 LCD TV"라며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삼성전자도 같은 날 오후 서울 우면동 R&D캠퍼스에서 '맞불' 성격의 설명회를 열어 LG전자가 주장에 대해 "8K TV를 결정하는 기준은 화질선명도(Contrast Modulation) 외에도 컬러 볼륨과 밝기 등 다양한 조건들이 있다"며 반박하기도 했다.

양사의 8K TV 논쟁은 결국 법적 분쟁으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LG전자가 지난 19일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삼성전자를 신고했기 때문이다. 즉각 삼성전자는 "국내외 경제환경이 어려운 상황에서 제품과 서비스 혁신이 아닌 소모적 논쟁을 지속하는 것은 소비자와 시장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며 "근거 없는 주장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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