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공급 결정 이후 다임러 물량 지속 구매…관련 임원 영업용으로 활용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 [사진=벤츠 홈페이지 캡처]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SK그룹이 메르세데스 벤츠의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흐 차량을 3대나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2016년 메르세데스 벤츠의 모기업인 독일 다임러 그룹과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한 이후 고객사를 위한 배려 차원으로 구입했다는 설명이다.

2일 SK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SK그룹은 지난 8월 각 계열사를 통해 마이바흐 차량 3대를 구입했다.

이번에 SK그룹이 구매한 차량은 2억원을 호가하는 벤츠 S500시리즈 차량으로 알려졌다. 마이바흐가 다임러 그룹에 인수되면서 메르세데스 벤츠 S500시리즈 이상 차량부터는 마이바흐라는 이니셜이 찍혀 나오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때 이건희 회장이 타면서 유명해진 호가 10억원에 육박하는 초고가 모델은 아니다.

초고가 모델은 아니더라도 SK그룹이 시가 2억원을 호가하는 최고급 세단인 마이바르 차량을 구매한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관계자는 고객사를 배려하는 차원의 구매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우호적 관계 유지를 위해 고객사 제품을 사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앞서 삼성SDI의 경우 BMW와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대표이사 차량을 BMW로 교체하기도 했다. LG화학도 현대‧기아차 하이브리드 차량에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하면서 그랜저 하이브리드 차량 600대를 법인 영업용으로 구매한 일화도 있다.

SK그룹도 최근 차세대 먹거리로 배터리 사업을 육성하면서 고객사에 대한 감사 차원에서 차량을 구매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배터리 사업을 진행 중인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기아차에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쏘울 전기차를 법인 영업용으로 추가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해당 차량의 주인이 누군인지는 확인이 되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관계사 법인에서 직접 구매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장급 임원들의 대외적인 영업용으로 사용될 것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SK그룹은 올들어 임원 직급별 차량제를 폐지하고 포인트제를 새로 도입했다. 기존의 임원 직급별 업무차량을 제공하던 것에서 벗어나 일정 포인트를 제공하고 임원들이 원하는 차량을 직접 선정하도록 했다.

SK그룹 관계자는 "차량 포인트제라는 게 사실상 현금과 같다"며 "일부 임원들의 경우 포인트에 개인 사비를 더해 원하는 차량을 구매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그룹 계열사에서 구매한 마이바흐의 경우 사장급 임원 포인트면 큰 무리 없이 구매할 수 있을 정도"라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미래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우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