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자동차 경쟁 과열로 영업손실 커져…3년 연속 적자 허덕여

쌍용자동차 평택 본사 정문 전경. [사진=쌍용자동차 제공]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쌍용자동차가 판매 감소에 따른 실적 악화로 최악의 한해를 보내고 있다. 3분기에만 1050억원 넘는 영업손실을 내며 지난 2009년 이후 10년 만에 최악 성적을 기록했다. 올 한 해 적자 폭도 2000억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되면서 3년 연속 적자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분위기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쌍용차는 올 3분기 105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9.9%, 직전분기 대비 114% 손실이 확대된 것이다.

같은 기간 내야할 돈인 이자비용은 올해 급증했다. 금융비용 세부내역에 따르면, 지난해 말 9억6396만원으로 집계되던 비용은 올 3분기 17억2132만원으로 증가했다. 쌍용차는 올해 말에도 적자를 기록할 경우 한계기업이 된다. 한계기업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이자보상배율'이 3년 연속 1 미만인 기업을 말한다. 벌어들인 돈으로 이자를 갚지 못하는 상태가 3년째 이어졌다는 뜻이다.

올해 초 시작된 자본잠식도 가속화되고 있다. 올 1분기 쌍용차의 자본금과 자본총계는 각각 7492억원, 716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후 2분기 514억원의 분기손실을 기록하고, 3분기 1079억원의 분기손실을 내면서 3분기엔 자본총계가 5574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자본금은 이전과 동일하다.

자본잠식은 기업의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잉여금이 마이너스가 되면서 자본총계가 자본금보다 적은 상태를 말한다.

단기 차입금이 늘고 있다는 점도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 지난해 3분기 1782억원이었던 단기 차입금은 1년 사이 3032억원으로 1300억원 가까이 증가했다. 또한 1년 미만의 단기 차입금 규모만 3062억원으로 해당 금액을 모두 상환 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

쌍용차의 재무 건전성 악화는 신차 판매 부진 등에 따른 것이다. 쌍용차는 올해 렉스턴 스포츠, 신형 코란도, 티볼리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 등을 출시했다.

그러나 타 브랜드의 경쟁 모델이 속속 등장하면서 신차 효과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주력 모델인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티볼리의 부분변경 모델 ‘베리 뉴 티볼리’는 예상보다 시장의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업계선 기아차 셀토스, 현대차 코나 및 베뉴 등 타 브랜드에서 동급 차종의 경쟁 차량이 연이어 출시된 게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한다.

셀토스는 7월 출시 이후 7월 3335대, 8월 6109대, 9월 6109대, 10월 5511대가 판매됐다. 베뉴와 코나도 각각 매달 3000대가량의 판매 실적을 보이고 있다. 같은 기간 티볼리의 실적은 7월 3435대, 8월 2317대, 9월 2125대, 10월 2149대를 기록하며 감소하고 있는 상태다.

상황이 급박하다보니 쌍용차는 물론 노동조합 까지 나서 긴급자금을 확보하기 전방위적인 노력을 벌이고 있다.

우선 정부에 긴급 구조 신호를 보냈다. 쌍용차 노사는 지난달 21일 상생발전위원회를 통해 정부 측에 경영 상황을 설명하고 산업은행 채무금 상환 연기와 추가 대출을 건의했었다. 나흘 뒤인 25일에는 대통력 직속기구인 일자리위원회 이목희 부위원장을 만나 자금 지원을 요청했었다.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지만 마힌드라의 반응도 미온적이다. 이미 2013년과 올해 두 차례의 유상증자로 1300억원을 지원한 만큼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지난 2일 열린 이사회에서도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자, 정일권 쌍용차 노조위원장은 급기야 지난 9일 인도 마힌드라 본사를 찾아 대주주의 입장을 확인하고 책임을 강조했다.

회사차원의 노력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8월 예병태 쌍용차 대표이사는 임직원들에게 비상경영 착수 의사를 밝히고 임원 급여를 20% 축소한다고 설명했다. 9월엔 직원 복지를 중단·축소했다. 여기에 매년 출시 하기로 했던 신차 출시 계획도 수정하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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