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분시한 올해 12월로 다가와…M&A 금액 등 이견차 커

서울 마포구 효성본사. [사진=미래경제 DB]

[미래경제 한우영 기자] 효성그룹이 수년째 진행하고 있는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이 좀처럼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 매각 시한이 올해 12월로 다가온 가운데 원매자의 제시 가격이 기대치보다 낮아 인수합병(M&A)에 난항을 겪고 있다.

효성그룹은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를 위해 효성캐피탈 매각을 수년째 진행하고 있다. 공정거래법에 따라 금융지주가 아닌 경우 지주사 전환 2년 안에 금융 계열사를 매각해야 한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효성을 통해 보유하고 있는 효성캐피탈 지분 97.5%를 올해 12월까지 전부 처분해야 한다.

IB업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은 현재 금융회사, 사모펀드(PE) 등과 물밑 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그룹과 몇 차례 거래를 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유지해온 스탠다드차타드(SC) PE, 블랙스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등과 만남을 가졌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외 경쟁업체인 롯데캐피탈 인수전에 참여했던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오릭스PE 등과도 접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시장에서 책정한 가치와 효성그룹이 원하는 금액간 차이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효성은 효성캐피탈 매각 가격을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인 4000억원대로 예상하고 있다. 

㈜효성의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효성캐피탈 장부가액은 3628억원이다. 만약 장부가보다 낮은 금액에 효성캐피탈을 매각한다면 투자 손실 반영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매각가를 4000억원 수준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효성캐피탈에 대한 적정 PBR을 0.6~0.7배(매각가 환산 2432억~2830억원) 정도로 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매각작업이 진행된 롯데캐피탈이 PBR 0.9~1배 수준으로 거론됐고, 아주캐피탈은 PBR 0.7배 수준에서 매각가가 결정됐다.

효성캐피탈이 다른 경쟁업체들과 비교해 사업성이 좋지 못한 점 역시 가격 인하 요인으로 풀이된다. 효성캐피탈은 주력사업인 설비금융이 전방산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효성캐피탈의 강점은 산업기계 및 공작기계 리스인데, 이 시장 축소로 최근 실적 흐름이 좋지 않았다. 2018년 3분기까지 292억원이었던 누적 영업이익(개별)은 2019년 3분기까지 189억원으로 35% 떨어졌다.

업계는 시간을 끌수록 가격 협상이 불리해지는 만큼 효성이 가격을 내려서라도 올해 안에 효성캐피탈 매각 작업을 마무리 지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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