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제 김석 기자] 오는 4월부터 손해보험업계에 이어 생명보험업계도 보험료 인상에 나선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4월 1일부터 예정이율을 0.25%포인트 낮춘다. 예정이율은 보험사가 고객에게 받은 보험료를 굴려 보험금을 지급할 때까지 거둘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이 낮아지면 같은 보험금을 받더라도 가입자가 내야 할 보험료는 늘어난다. 통상 예정이율이 0.25%포인트 내리면 보험료는 5∼10% 오르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생명도 4월부터 예정이율을 인하할 예정이다. 교보생명도 4월에 0.25%포인트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농협생명은 상품별로 0.25∼0.5%포인트 조정하는 방안을 고려중인 상태다.

이같이 생보업계가 예정이율을 내리면서 보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인한 실적 악화 심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한화생명은 지난해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이 늘어난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이 572억원을 기록, 전년보다 87.2% 급감하는 등 저금리 직격탄을 맞았다.

변액보증준비금은 변액상품의 최저사망보험금 또는 연금 등을 최저보증하기 위한 준비금으로, 주가가 하락하거나 금리가 하락하면 적립해야 하는 규모가 커져 그만큼 순이익이 감소한다.

업계 1위인 삼성생명 역시 지난해 실적이 부진했다. 당기순이익이 9774억원으로 전년 대비 41.3% 감소했다. 금리 하락 영향에 따른 변액보증 손익이 악화된 영향에 당기순이익이 2012년(9843억원) 이후 7년 만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올해 생보업계 경영 여건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세계 경제가 휘청이며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금리가 반등하지 않는 이상 생보업계의 실적이 구조적으로 개선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